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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활동/박람회 후기

[박람회 전시] CES 2025

by rahites 2025. 2. 1.

미국에 다녀온지 벌써 보름이 지났다. 한국에 오자마자 남은 논문 작업과 밀린 회사 업무를 진행하느라 정신없는 일주일을 보내고, 설 연휴를 보내고 나니 어느새 2월이 되었다. 앞으로는 다시 올 한 해를 의미있게 보낼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갈 예정이기에 지난 CES 박람회에 대한 리뷰를 미리 작성해보려 한다.

본래 계획은 미국에서 그날그날 후기를 작성하는 것이었으나 내 체력이 그러지 못했다...


  • 참여 전시 : CES 2025
  • 전시 일정 : 25/01/07 ~ 25/01/10
  • 출국 기간 : 24/12/30 ~ 25/01/15

 

CES(Consumer Electrics Show)는 아마도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IT 관련 박람회라고 생각한다. 매년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CES에는 워낙 많은 한국 기업들이 참여하기도 하고, 매년 많은 뉴스들이 나와 몇년 전 부터 CES에 대해 알고 있었으며, 학부생 때부터는 한번쯤 꼭 가보고 싶은 박람회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던 중 뜻하지 않게 CES 박람회에 참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주어져 다양한 혁신 기술들을 맛보고 왔다.

 

우선, 위에 작성된 출국 기간을 보면, 이전에 참여했던 다른 해외 전시회들과 달리 훨씬 더 긴 일정으로 해외에 다녀온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금액적인 부분과 관련이 있는데, CES 기간의 비행기 표 값이 너무 비싸다보니 그럴바에 박람회 기간보다 더 일찍, 그리고 더 늦게 비행기를 탑승하여 비행기 값을 줄이고 그 돈을 호텔에 사용하자는 것이었다(일종의 휴가 느낌으로..?). 회사 대표님의 결정이었기에 나는 이에 따라 일정을 소화하였으며 그 덕에 살면서 가장 오랜 기간을 해외에서 보낼 수 있었다. 그것도 아직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미국에서.

 

Welcome to Las Vegas

 

24년의 마지막에 미국에 도착했기 때문에 Happy New Year도 라스베가스에서 보내고, CES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기 전 라스베가스 호텔 관광을 하기도 하는 등 여러 재밌고 환상적인 경험들을 하였지만, 이번 글의 목적은 CES에 대한 후기를 작성하는 것이기에 그 추억들은 가슴속에 간직해 두도록 하겠다(물론 도착하자마자 트럼프 호텔 테러가 발생하고, 밤새 논문을 쓰고, 시차적응도 잘 못했던 색다른(?) 추억도 같이 존재한다).

 

이번 박람회는 고려대학교에서 주최하는 부스로 나가게 되었는데, 고려대학교 안에 있는 6개의 스타트업이 각기 부스를 가지고 운영하는 형태였는데, 한국에서 도면으로 미리 봤던 것 보다 실제로 보니 공간도 넓고 깔끔해서 마음에 들었다. CES는 정말 큰 행사다 보니 한 건물에서만 열리는 것이 아니고 라스베가스에 존재하는 여러 장소에서 동시에 열리는데 일반 관광객이 둘러볼만한 곳은 LVCC(Las Vegas Convention Center)와 Venetian Expo 정도가 있다.

 

우리 부스는 LVCC South Hall에서 열렸으며 대기업들은 주로 LVCC Central Hall이나 North Hall 등에 많이 배치되어 있어 우리 부스 주변에서는 대기업을 잘 찾아보지 못하였다.

 

LVCC 내부에서는 Tesla Loop를 타고 이동할 수 있는데, 처음에는 이름만 듣고 모노레일 같은 것이라 생각하였지만 막상 타보니 지하도로 이동하는 택시였다. 비슷한 지하도를 LA까지 뚫는다는 말이 있던데, 밑에 도로가 1차선이라 만약 차가 막힌다면 너무 답답할 것 같다는 상상을 하며 이동했던 기억이 난다.

 

LVCC만 해도 너무 넓은 박람회 장소

 

박람회가 열리는 4일 중 내가 관람을 진행할 수 있었던 시간은 단 6시간 정도였다. 워낙 손님이 많이 찾아와 바쁘기도 하고 부스마다 거리가 있다보니 조금 시간이 난 정도로는 관람을 하러 다른 곳으로 이동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같이 부스를 운영한 동료들과 시간을 나누어 관람을 하다보니 나는 3일차에 관람을 하러 돌아다닐 수 있었으며 오전에는 Venetian Expo를, 오후에는 LVCC North Hall과 Central Hall 관람을 하였다. 

 

Venetian Expo는 정말 코엑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한국 기업이 많았다. 지자체에서 온 기업들, 서울에 있는 주요 대학에서 온 기업들이 엄청 많았어서 1층에는 한국인들이 절반 넘게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인공지능 기술에 특히 관심이 있다보니 지나다니면서 좀 신기해보이는 전시품들이 있으면 질문을 많이 했었는데, 한국인 분들이 많다보니 질문을 한국어로 할 수 있어 좋은 점도 있긴 하였다(좋은 건가..?).

 

그나마 2층에는 Amazon을 비롯한 대기업 부스들과 유망한 중견기업들 부스가 많아 재밌게 구경할 수 있었는데, 특히 헬스케어 관련 기업들이 많아 우리 회사의 제품과 비교하며 다른 분들은 이 쪽 분야의 핵심을 어느쪽으로 잡고 계신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2층에는 이번 CES 2025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기업들의 제품을 전시해둔 공간이 있어 이 곳을 자세히 봤는데, 우리도 이번에 혁신상을 수상한만큼 다른 기업들의 아이디어에서 인사이트를 얻고자 하였다.

 

그 중 지금까지도 가장 기억에 남는 제품은 AI를 입힌 Sexual Wellness 기기이다. 이름부터 자극적인 제품이기에 기억이 남는 것은 아니고, 아이디어적으로 내가 지금까지 인공지능을 공부해왔지만 인공지능이 들어갈거라 생각치도 못했던 도메인에서 나온 제품이기에 오래 기억에 남는 것 같다. "AI is everywhere" 이라는 말이 정말 실감되는 순간이었으며, 이 뿐만 아니라 내가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 인공지능을 도입할 수 있을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견문을 넓히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되었다.

 

심지어 이 제품은 AI부문에서 혁신상을 수상하였다

 

그렇게 오전 Venetian Expo 구경을 마치고는 돌아와서 부스 운영을 하다 한가해진 틈을 타 LVCC Central Hall과 North Hall 구경을 하러 떠났다. 아직도 기억나는 것은 3시간 정도밖에 시간이 남지 않아 정말 빠르게 발을 움직이며 구경을 했다는 것이다. LVCC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물은 단연 LG의 디스플레이였다. 여러 매스컴에 이미 소개가 되었으며, 나 또한 직접 보기전에 유튜브로 먼저 그 모습을 보고 갔지만 그럼에도 직접 보니 감회가 남달랐다.

 

이미 유명해진 디스플레이 전시말고도 LG 부스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어떤 지향점을 추구하는지를 많이 보여주었는데, 역시 가전제품은 LG라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스케일이었으며, 이들이 현실화된다면 우리의 삶이 얼마나 풍요로워질지 많은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글을 작성하다보니 너무 뭉뜽그려서 설명한 것 같은 데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LG에서 이야기하는 Custom, 즉 유저별로 좋아하는 취향을 제품이 반영한다는 점이 가장 기대되며 물론 기술적으로나 윤리적으로나 현실화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럼에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LG의 Life's Good

 

LVCC를 구경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던 터라 다른 대기업들의 제품들은 이런게 있구나 하고 많이 지나쳤던 것 같다. SONY, 삼성, 롯데 등 굵지막한 대기업들은 직접 체험해보는 부스도 있었지만, 대기가 길어 굳이 기다리지 않고 다른 부스들을 한번씩 다 돌아보는데 집중하였다.

 

다른 대기업 부스 중에 기억나는 부분은 SK의 인공지능을 활용한 캡셔닝 시스템이었는데 아래 이미지와 같이 사람이 지나다니면 CCTV를 활용하여 해당 사람이 누구이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캡션으로 달아주는 시스템이었다. 관심있는 분야이기에 오래 지켜보았는데 다행히도(?) 아직 대기업 제품임에도 정확도가 100이 아니라는 점이 아직 내가 연구해 나갈 길이 남아 있구나라는 희망을 가지게 해주었다. 물론 학습 데이터 싸움일 수 있지만, 이미지로 성별을 예측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본 경험이 있어 그 Task가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어떻게 하면 모델을 더 잘 학습시킬 수 있을지 고민해보고 싶다.

벌써 정확도가 너무 좋으면 공부할 의욕이 떨어지니까...!!

 

SK AI 시스템 예시: 물론 전체적인 성능은 높은 편이지만, 일반 바닥을 sandy beach라고 한다든가 남자를 woman으로 판단한다든가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지금까지 관람을 하며 기억에 남는 전시품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았으니, 이번에는 직접 부스를 운영하여 느꼈던 점들을 정리해보겠다. 우선 이전에 진행했던 해외 박람회와 가장 다른 점은 정말 한국인 고객의 비중이 높다는 점이었다. Venetian Expo에서도 느꼈었지만, 전시회 첫날부터 여기가 코엑스인지 라스베가스인지 모를 정도로 한국인 분들이 많아 통역사님의 도움이 필요없이 한국어로 응대를 하는 일이 많았고 뭔가 내가 기대했던 세계적인 전시회의 느낌과는 살짝 다른 느낌도 받았다.

 

물론 그럼에도 한국에서 진행했던 전시회와 다른 점들은 명확했다. 아무래도 세계적인 박람회이다보니 대기업에서 오시는 분들이 많았고, 오시는 외국인 분들도 외국에서 큰 사업을 진행하고 계시는 분들도 많았다. 또한 우리가 헬스케어 분야이다보니 시니어 비중이 높은 미국에서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일본에서 진행했던 박람회와 마찬가지로 실제 경로당이나, 노인 헬스케어 센터에 제품을 놓을 수 있겠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전체적인 시연 분위기는 두바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스탠바이미 Go를 가져가서 관람객분들이 쉽게 디스플레이를 볼 수 있도록 세팅하고 실시간으로 우리는 어플리케이션을 시연하고 그 결과를 보여주는 등 두바이에서 했던 동일한 운동을 쇼잉하며 기업 설명, 명함 교환 등을 진행하였다. 조금 달랐던 부분은 한국이나 일본, 두바이에서와 달리 미국에서는 특히 더 링크드인 교환을 한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내가 거의 꾸며두지 않은 링크드인 계정이 있어 맞팔(?)을 한 분도 있고 링크드인을 통해 팔로우 업을 부탁한다는 분도 계셨다. 이 또한 기억에 남는 여러 포인트 중 하나였다.

 

LVCC South Hall 1층에 있던 Bowl, 2만원 정도 했던 것 같다.

 

미국에 처음 도착해서 느꼈던 것은 일반 도로에서도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시는 분들이 많고 이분들을 배려하는 문화가 이미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었다(비행기에서 내려서부터 휠체어를 끌기 위해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을 정도니...). 박람회 장에서도 마찬가지로 휠체어를 타고 부스를 방문하시는 분들이 꽤 있었고, 이 분들을 위한 인공지능 헬스케어 시스템이 개발된다면 사업적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비록 지금 당장의 우리 제품을 장애인 분들이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철저한 연구가 밑바탕이 된다면 크게 제품을 만드는데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뭐 이 부분은 올해 내가 일을 해나가며 증명해나가야 하지만...

 

또 하나 느꼈던 점은 내가 작년에 공부했던 영어 회화가 헛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회화 실력이라는 것이 사실 눈으로 잘 보이지 않지만, 막상 미국에 나가 내 입으로 말을 직접하다보니 그전에는 단어를 떠오르는데 급급했었을텐데 조금이라도 작년에 입을 트는 연습을 했었던 터라 문법이 맞지 않더라도 어떻게든 대화를 할 수 있었다. 대화가 되니 자신감도 생기고 통역사 님이 바쁘실 때는 직접 응대도 할 수 있었다. 이는 올해 다시 영어 회화 공부를 시작하게 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었고, 2월부터 다시 시작하려 한다.

 

¡Adios, CES 2025!

 

이렇게 이번 라스베가스 출장이 마무리 되었다. 이전 출장들과 마찬가지로 글로는 다 적지 못하는 많은 경험들을 하였고, 이는 앞으로 내가 살아가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자신한다. 한 번쯤은 꼭 가보고 싶었던 미국이라는 나라에, CES라는 박람회에 다녀올 수 있었고 단순히 관람만을 하는 것이 아닌 부스를 운영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견문을 넓히고 많은 인사이트들을 담아올 수 있었다. 말로만 들었던 미국 물가를 경험하고, 엔비디아의 수장 젠슨 황을 직접 보기도 하고 평생 기억에 남을 만한 추억을 가지고 돌아왔다. 다시 CES에 갈 기회가 있을지 모르지만, 올해 어떤 방향으로 내가 준비하고 나아가야 할 지는 명확해진 것 같다.

 

인공지능으로 돈을 번다는 것이 아직 어렵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럼에도 세계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인공지능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현재 금전적인 이득이 되지 않을지라도 CES같은 세계적인 박람회에 메인 제품으로써 소개를 하고 있다. 이런 트렌드를 보고 돌아와서 어떻게 내가 인공지능 공부를 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Titan이든 DeepSeek든 최신 기술들을 빠르게 팔로우 업하여 인공지능 모델이든 새로운 제품이든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싶다.

 

이 다짐이 이번 내 출장에서 가져온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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